'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은?' 이라는 질문에 '가족과 친구...'하고 적으려다, 단어 '친구' 앞에서 손이 굳어버렸다. '친구'라는 말이 이젠 너무 어색해져서, 도저히 쓸 수가 없을 것 같았다. 내게 친구가 있었는가. 내 친구로 살아왔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나와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을 것만 같다. 너무 멀리 도망쳐 나왔다. 몸도, 마음도.